쿠팡과 CJ대한통운, 사활을 건 택배전쟁이 시작된다

작성자 : 마종수 한국유통연수원 교수 2023.10.10 게시

쿠팡, 택배업계의 신흥강자로 떠오르다.

쿠팡과 CJ대한통운, 사활을 건 택배전쟁

2021년 연간 택배 물동량은 36억2천만건으로 집계되며, 2022년에는 41억 2천만건을를 넘어섰습니다. 2022년도의 택배물량은 2020년 대비해서는 44%이상 폭증한 수치이며 2023년 5월이후에는 계속 월간 4억건이상의 택배물량이 집계될 정도로 택배시장은 여전히 뜨거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택배업계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최근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분류 인원 확대와 자동화 설비 투입 등이 비용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택배비용 인상에 따른 고객 이탈의 가속화까지 우려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거기에 더해  택배사들의 더 큰 고민은 쿠팡, 마켓컬리와 같은 이커머스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속속 택배 면허를 취득하고 택배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물론 마켓컬리는 신선이나 새벽배송 등 콜드체인 상품을 위주로 배송을 진행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택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쿠팡은 차원이 다른 새로운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국내 택배시장의 1위 사업자는 CJ대한통운입니다. CJ대한통운은 그동안 조단위의 비용을 투입하여 전체 간선센터에 택배 분류용 휠소터를 도입하였고, 첨단 자동화 허브센터를 구축하는 등 물류인프라 구축을 선도하며 전체 택배시장 점유율을 45%대 이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2~5위 사업자인 롯데, 한진, 우체국, 로젠 택배 등을 합친 것보다 높은 압도적인 시장점유율로 1등 사업자의 지위를 공고히 하며 격차를 크게 벌려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쿠팡이 택배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전하면서 이야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물류인프라 구축에 7조2천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투자했습니다. 택배기업 허브센터에 해당하는 쿠팡의 풀필먼트센터는 전국적으로 46개나 구축이 되어 있고, 풀필먼트센터와 연결된 간선센터인 쿠팡캠프는 200개에 달합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도 1조원대 이상의 투자를 통해 천안 등 중부지역과 영호남 권역에 대규모 풀필먼트센터를 추가로 구축중이며, 풀필먼트센터와 캠프를 연결하는 서브센터를 구축하여 배송의 효율울 높이는 작업을 가속화 하는등 물류인프라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입니다.

택배업계 물류센터 면적 1위는 쿠팡 풀필먼트

2021년 기준 발표된 물류센터 부지 면적은 CJ대한통운이 약 97만평, 쿠팡이 약 70만평으로 CJ대한통운이 앞서고 있으나, 최근 상황은 다릅니다. 2023년 기준으로 쿠팡의 물류센터 면적은 어느새 100만평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특히 향후 1~2년 내 최소 134만평 이상으로 물류센터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어 물류인프라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2021년 기준으로 우리라 국민 중 쿠팡 물류센터 10분 이내의 거리에 거주 중인 국민이 75%에 달하고, 이 수치는 2023년이 지나면 전국민의 90%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CJ대한통운의 물류인프라를 넘어서는 수준임은 물론, 택배 2~4위 기업의 물류인프라를 합한 수치보다 압도적으로 넓은 면적입니다. 고용 인력만 보더라도 그 규모가 가늠이 되는데 쿠팡 물류센터에 근무하는 인원은 약 4만 5천명, 배송 인력은 1만 5천명 수준으로 이 숫자는 국내 모든 기업 중 삼성과 현대를 제외한 3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고용규모입니다. 

이러한 압도적 물류인프라와 인력구조를 기반으로 최근 쿠팡은 그 동안 한진 등 택배업체에 위탁하던 배송 물량을 대부분 내부로 회수하는 중이며, 이로 인해 일부 택배사들은 물동량 이탈로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아,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쿠팡 택배 점유율 2위, CJ대한통운 맹추격

실제로 2022년 기준 쿠팡의 배송 물동량은 13억건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는 CJ대한통운에 이은 2위 수준이며, 2~4위 롯데, 한진, 우체국 택배 물량을 합친 수량을 뛰어넘는 규모입니다.
사실 그 동안 쿠팡은 1천만 종류의 상품을 직접 매입하여 ‘로켓배송’이라는 이름으로 배송을 해왔는데요. 이러한 물량은 업체 자체배송물량으로 분류되어 택배물량에 포함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택배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21년 이후 쿠팡이 택배면허를 취득하고 쿠팡CLS라는 사명으로 배송부분을 분사한 후 쿠팡 로켓배송이 택배물동량으로 집계되기 시작하면서 택배시장은 새로운 격변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중입니다.

쿠팡의 물량이 택배통계에 본격적으로 집계된 2023년부터 택배시장 점유율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CJ대한통운이 2022년 45%대에서 2023년 현재 33%대로 급락했으며, 쿠팡의 택배시장 점유율은 2022년 12%대에서 2023년 현재 24%대로 급증했습니다. 쿠팡이 CJ대한통운을 맹렬하게 추격하며 택배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흔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쟁사를 압도하는 물류인프라와 국내 최대규모의 고객 트래픽을 보유하고 있는 쿠팡이 택배시장 본격적인 진입은 쿠팡의 로켓배송 등장 후 불과 10년 만에 일입니다. 우리나라 45년 역사의 택배산업계를 쿠팡이 송두리째 변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기존의 로켓배송 물량만으로도 택배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쿠팡이 본격적으로 '로켓그로스(중소상공인들이 상품을 입고하면 보관, 포장, 재고관리, 배송, 반품 등을 쿠팡에서 관리)'라 불리는 제3자물류 시장에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쿠팡의 공습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관망하고 있던 국내 택배사들은 이제 생존의 기로에 서있는 모습입니다.

그림1. 2023년 택배 물동량 트렌드

더불어민주당 민홍철의원실(국토교통부,통합물류협회,통계청자료 재구성)

그림2. 2021년 택배사별 점유율(쿠팡포함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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