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의 온디맨드 물류 확장 방법론

작성자 : 엄지용 커넥터스 대표 2024.07.08 게시

물류서비스, 온디맨드물류

CJ올리브영은 국내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오프라인 리테일 기업 사례로 꼽힌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올리브영의 월간 실 사용자 수(MAU, Monthly Active Users)는 462만 명으로 국내 뷰티 버티컬 커머스 중 1위이고 국내 버티컬 커머스 중 3위에 자리했다. 인테리어 버티컬 1위인 오늘의집과 신선식품 버티컬 1위인 컬리보다 높은 순위다.

업계에서는 올리브영이 빠르게 온라인 뷰티 시장 1위를 석권하는 데 기여한 요소로 2018년 12월 시작한 ‘오늘드림’을 꼽는다. 오늘드림은 올리브영이 CJ대한통운을 통해 아웃소싱하는 택배와 별도로 구축한 빠른 배송 서비스이다. ‘로켓보다 빠른 배송’이라는 쿠팡을 겨냥한 캐치프레이즈로 화제가 됐던 서비스기도 하다. 특히나 올리브영의 주력 카테고리인 뷰티는 부피가 작고 마진율이 큰 특성으로 인해 이륜차 기반 당일배송에 태워서 효율을 만들기 적합한 카테고리로 꼽힌다.

오늘드림은 이미 CJ올리브영이 전국 확충한 1,289개(2022년 말 기준)의 H&B스토어 올리브영 매장을 판매 거점이자 물류 거점으로 활용한다. CJ올리브영이 별도로 도심 물류센터인 MFC( Micro Fulfillment Center)를 구축한 B마트와 달리 물류 인프라 투자 없이 전국 퀵커머스 사업을 전개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올리브영은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오늘드림 배송 서비스의 선택지를 세 개로 쪼갰다. 첫 번째는 '3!4!배송'으로 낮 1시까지 주문하면 오늘 낮 3~4시까지 도착하는 서비스다. 두 번째는 '미드나잇배송'으로 밤 8시까지 주문하면 오늘밤 10~12시 사이에 도착하는 서비스다. 마지막은 '빠름배송'으로 밤 8시까지 아무 때나 주문하면 주문 후 3시간 이내 배송 도착하는 실시간 배송 서비스다. 주문 마감 시간의 차이(오후 1시, 밤 8시, 실시간)는 있지만 모두 주문 후 3시간 이내 상품을 배송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배송비는 즉시배송인 빠름배송은 5,000원이고 특정 주문 마감 시간까지 주문을 모아서 일괄처리하는 나머지 두 개 서비스의 배송비는 2,500원이다.

올리브영 앱 사용자는 상품이 필요한 시간에 맞춰서 오늘드림의 세 가지 서비스 중 하나를 이용할 수 있다. 예컨대 오늘 저녁에 바르고 나갈 화장품이 필요하다면 3!4!배송을 선택해 오후 3~4시까지 상품을 받아 이용할 수 있다. 내일 아침에 바르고 나갈 화장품이 필요하다면 미드나잇배송을 이용해 밤 12시까지 넉넉하게 상품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기다릴 여유가 없이 곧바로 상품이 필요하다면 주문 후 3시간 안에 배송이 도착하는 빠름배송을 이용할 수 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오늘드림 서비스의 평균 배송 리드타임은 약 45분으로 즉시배송의 조건을 충족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리브영이 1시간 이내 즉시배송이 아니라 ‘3시간 배송’이라는 넉넉한 타임라인을 갖춘 이유는 올리브영과 협력하는 라스트 마일 물류업체의 운영 변수를 고려해서다.

올리브영은 메쉬코리아, 바로고, 카카오T퀵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 업체들과 협력하고 연동해 오늘드림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은 모두 물류망의 직영 비중이 낮다. 바꿔 말하면 언제든 수급 불균형으로 라이더가 제대로 잡히지 않아 고객에게 약속한 타임라인이 깨질 우려가 있다는 이야기다. 

예컨대 3시간 안에 배송한다고 했는데 1시간 30분 만에 도착하는 것은 고객에게 기쁜 일이지만 40분 안에 배송한다고 했는데 1시간 30분 만에 도착하는 것은 고객의 불만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CJ올리브영은 전략적으로 빠름보다 ‘안정성’을 퀵커머스에서 강조하는 선택을 한 것이다.

안정성을 만드는 MFC 확장

최근 몇 년 사이 올리브영은 마치 B마트처럼 도심지에 오늘드림 주문을 처리하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MFC를 확산하고 있다. 매장 인프라를 물류 거점처럼 활용하는 올리브영이 별도의 비용을 들여서 물류센터를 확장하는 이유는 매장 캐파의 한계에서 찾을 수 있다. 

오늘드림 서비스는 배송 물량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오프라인 매장’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구조다. 올리브영 관계자에 따르면 올리브영 온라인 주문은 합포장이 굉장히 많다는 특성이 있으며, 다양한 합포장은 물류센터의 업무 처리 효율을 낮아지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이에 올리브영은 물류센터 업무 처리 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매장’에 분산시키는 개념으로 오늘드림을 시작했지만, 이제 오늘드림 주문이 전체 온라인 주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나 커지고 있으며 매장 업무에 지장이 생길 만큼의 부하가 생기고 있는 상황이라는 평가다.

올리브영은 이렇게 매장에 가중되는 온라인 주문 처리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자, 온라인 주문을 전담하는 도심 물류센터 MFC를 늘리고 있다. 물론 MFC는 부동산과 설비에 대한 투자를 올리브영이 감당하기 때문에 비용 측면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지만, 온라인 매출을 지원할 수 있는 한계 생산성(캐파)이 늘어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은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 당장 매장 인력만으로 물류 업무가 감당이 안 될 만큼 주문이 늘어나고 있는 권역을 중심으로 MFC를 계속해서 추가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올리브영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MFC는 서울 거의 모든 권역 배송을 담당할 수 있을 정도로 늘어났다. 한 MFC가 하루에 처리하는 주문 처리량은 1000~2000건을 오간다. 종전 매장 하나에서 한 명의 직원이 오늘드림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이 하루 70건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비약적인 성과가 MFC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올리브영은 기존 서울, 경기권역을 넘어 지방 광역시까지 MFC를 확장하고 있다. 가장 최근 부산 해운대구에 MFC를 오픈하여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 오늘드림 수요가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관련 인프라를 확장한다는 전망이다. 이렇듯 올리브영의 온디맨드 물류 인프라는 다변화되며 지방까지 그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본 사이트(LoTIS. www.lotis.or.kr)의 콘텐츠는 무단 복제, 전송, 배포 기타 저작권법에 위반되는 방법으로 사용할 경우 저작권법 제 136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핵심단어
자료출처
첨부파일
집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