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은 국내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오프라인 리테일 기업 사례로 꼽힌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올리브영의 월간 실 사용자 수(MAU, Monthly Active Users)는 462만 명으로 국내 뷰티 버티컬 커머스 중 1위이고 국내 버티컬 커머스 중 3위에 자리했다. 인테리어 버티컬 1위인 오늘의집과 신선식품 버티컬 1위인 컬리보다 높은 순위다.
업계에서는 올리브영이 빠르게 온라인 뷰티 시장 1위를 석권하는 데 기여한 요소로 2018년 12월 시작한 ‘오늘드림’을 꼽는다. 오늘드림은 올리브영이 CJ대한통운을 통해 아웃소싱하는 택배와 별도로 구축한 빠른 배송 서비스이다. ‘로켓보다 빠른 배송’이라는 쿠팡을 겨냥한 캐치프레이즈로 화제가 됐던 서비스기도 하다. 특히나 올리브영의 주력 카테고리인 뷰티는 부피가 작고 마진율이 큰 특성으로 인해 이륜차 기반 당일배송에 태워서 효율을 만들기 적합한 카테고리로 꼽힌다.
오늘드림은 이미 CJ올리브영이 전국 확충한 1,289개(2022년 말 기준)의 H&B스토어 올리브영 매장을 판매 거점이자 물류 거점으로 활용한다. CJ올리브영이 별도로 도심 물류센터인 MFC( Micro Fulfillment Center)를 구축한 B마트와 달리 물류 인프라 투자 없이 전국 퀵커머스 사업을 전개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올리브영은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오늘드림 배송 서비스의 선택지를 세 개로 쪼갰다. 첫 번째는 '3!4!배송'으로 낮 1시까지 주문하면 오늘 낮 3~4시까지 도착하는 서비스다. 두 번째는 '미드나잇배송'으로 밤 8시까지 주문하면 오늘밤 10~12시 사이에 도착하는 서비스다. 마지막은 '빠름배송'으로 밤 8시까지 아무 때나 주문하면 주문 후 3시간 이내 배송 도착하는 실시간 배송 서비스다. 주문 마감 시간의 차이(오후 1시, 밤 8시, 실시간)는 있지만 모두 주문 후 3시간 이내 상품을 배송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배송비는 즉시배송인 빠름배송은 5,000원이고 특정 주문 마감 시간까지 주문을 모아서 일괄처리하는 나머지 두 개 서비스의 배송비는 2,500원이다.
올리브영 앱 사용자는 상품이 필요한 시간에 맞춰서 오늘드림의 세 가지 서비스 중 하나를 이용할 수 있다. 예컨대 오늘 저녁에 바르고 나갈 화장품이 필요하다면 3!4!배송을 선택해 오후 3~4시까지 상품을 받아 이용할 수 있다. 내일 아침에 바르고 나갈 화장품이 필요하다면 미드나잇배송을 이용해 밤 12시까지 넉넉하게 상품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기다릴 여유가 없이 곧바로 상품이 필요하다면 주문 후 3시간 안에 배송이 도착하는 빠름배송을 이용할 수 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오늘드림 서비스의 평균 배송 리드타임은 약 45분으로 즉시배송의 조건을 충족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리브영이 1시간 이내 즉시배송이 아니라 ‘3시간 배송’이라는 넉넉한 타임라인을 갖춘 이유는 올리브영과 협력하는 라스트 마일 물류업체의 운영 변수를 고려해서다.
올리브영은 메쉬코리아, 바로고, 카카오T퀵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 업체들과 협력하고 연동해 오늘드림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은 모두 물류망의 직영 비중이 낮다. 바꿔 말하면 언제든 수급 불균형으로 라이더가 제대로 잡히지 않아 고객에게 약속한 타임라인이 깨질 우려가 있다는 이야기다.
예컨대 3시간 안에 배송한다고 했는데 1시간 30분 만에 도착하는 것은 고객에게 기쁜 일이지만 40분 안에 배송한다고 했는데 1시간 30분 만에 도착하는 것은 고객의 불만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CJ올리브영은 전략적으로 빠름보다 ‘안정성’을 퀵커머스에서 강조하는 선택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