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I의 역설 - 숫자와 품질

작성자 : 양거봉 이지로지스 2025.10.31 게시

KPI의 실패는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KPI. 과연 만능 평가 지표일까?

그림1. .'KPI, 과연 만능 평가 지표일까?'

AI 생성

성과지표관리, 영어로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는 대부분의 직장에서 부서와 개인의 업무 평가에 활용되는 가장 보편적인 도구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업에서 말하는 업무와 성과란 KPI를 기반으로 비정형적인 업무들을 숫자로 변환하고, 각 기간마다 진행상황과 달성치를 점검하며 개선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물류센터에서도 다르지 않다. 현장에서의 상품과 사람의 움직임은 모두 KPI와 연계되어 출고율, 정확도, 생산성, 오류율, 클레임율 등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이러한 지표들이 짧게는 몇시간에서 일단위로, 길게는 주단위로 집계되어 현장의 운영현황과 변동을 감지할 수 있으며 변동 상황과 개선 사항들을 집계할 수 있다.

KPI는 고정적이지 않고 기업의 목표와 현황에 따라 끊임없이 수정되며 집계에 대한 방식도 변동된다. 따라서 오랜 기간 관리된 KPI를 바라본다면 포함되어 있는 항목과 숫자들이 매우 고도화 된 근거와 로직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운영과 평가에서 이보다 뛰어난 방식이 없으리라 생각될 만큼 매우 객관적이고 효율적인 기준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현장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KPI가 본래의 목표처럼 물류의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기도 하지만, 간혹 의도와 달리 서비스 품질을 저해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이론적으로만 보자면 KPI가 잘 작동하고 있는데 서비스 품질이 안좋아진다는 표현은 역설적으로 느낄 수 있겠지만 실제로 몇몇 물류현장에서는 그렇게 되고 있고, 얼마 전 필자도 이러한 상황을 경험하며 꽤 많은 고민을 했던 경험이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역설의 원인은 무엇일까?

KPI의 실패사례

이는 생각보다 단순한데, 측정하는 지표가 목표가 되는 순간, 측정에 대한 관점과 업무의 목표가 왜곡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를 가장 잘 표현하는 법칙 중 하나로 굿하트의 법칙이 있다. 이 법칙은 지표가 목표가 되는 순간, 그 지표는 쓸모없어진다는 개념이다.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한다면 성과를 관리하기 위해 만든 숫자가 어느새 성과의 목적이 되어버리면, 운영은 그 숫자를 위해 품질을 비롯한 다른 정성적인 지표들을 신경쓰지 않게 된다는 내용인데, 이 법칙은 물류에서 시작된 법칙은 아니지만 물류현장에서도 이 법칙은 그대로 적용된다. KPI를 기반으로 업무를 관리하는 상황에서는 모든 움직임과 관리들이 숫자로만 표현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실무 사례를 바탕으로 분석해보자. 아마 대부분의 현장 총괄 관리자는 전일의 출고율과 생산성을 살펴보고 오전에 당일 지시 및 개선사항을 하위 관리자들에게 것이다. 이러한 지시에 맞춰 운영과 인력 담당자는 생산성지표를 확인하며 생산성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로 인력을 배치할 것이다. 그 외 다른 영역은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물론 판매량 변화는 정확한 예측이 어렵기에 물량이 예상보다 증가한다면 당일 출고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해도 목표는 변화하지 않을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미출고를 막기 위한 무리한 업무 지시에 따른 현장의 과부하, 검수와 출고조치의 간소화 같이 지표상 나타나지 않는 프로세스의 준수율이 떨어지는 과정이 이어질 것이다. 이렇게라도 목표치가 달성되면 관리자와 담당자들은 만족하겠지만 만약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과연 생산성과 출고율이라는 KPI가 완벽하게 운영의 현황을 보여준다 할 수 있을까?

외부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기때문에 수치가 높을수록 관리가 잘 되고, 성과가 좋은 것으로 인정받기엔 좋을 수 있겠지만 프로세스 준수, 안전정책, 근로자 복지 등 보이지 않는 지표를 낮춰 목표한 KPI를 높이는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KPI의 역설이다. KPI는 측정할 수 있는 것만 보여줄 뿐, 측정하기 어려운 운영의 신뢰성이나 절차의 준수, 안전등을 담지는 못한다. 

물론 이러한 부분까지 담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대부분의 KPI는 결과 지표이기에 문제의 원인을 드러내기보다는 결과를 정리하는 역할을 할 뿐이므로 이에 대한 과정은 담지 않는다. 그렇기에 KPI만으로 평가를 진행하거나, 이를 달성하기 위한 압박강도가 높아질수록 좋은 KPI 지표를 만들기 위해 과정을 왜곡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될 수 있다. 

또 하나의 예시로 B2C 출고에서 당일 출고율 100% 달성을 KPI로 설정했다고 하자. 만약 출고 처리용량(capacity)이 부족하다면 관리자들은 무조건 출고율보다 더 느슨한 지표를 희생하고자 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재고가 부족한 SKU를 대체 출고로 임의 변경하거나, 피킹과 실출고 재고가 불일치하는 주문건도 재검수보다 출고 후 조정으로 처리하며 출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며 '밀어내기'를 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보면 KPI는 달성되었겠지만 오출고율은 폭증할 수밖에 없어 고객 신뢰는 떨어지고, CS에는 막대한 고객 클레임이 접수 될 것이다. 물론 현장에도 반품요청과 재배송이 폭증하며 후유증을 남길 것이다. 결국 내일의 불량을 통해 오늘의 KPI를 만든 셈이다.

하지만 물류 상위의 의사결정자는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기 쉽지 않으며 KPI로만 보자면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기 쉽다. 이를 용인하는 상황이 빈번해질수록 현장의 목적은 표류하며, 관리 더욱 복잡해지곤 한다. 결국 KPI가 품질을 관리하는 도구가 아니라 문제를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KPI의 실패 원인과 개선방안

앞서 설명한 사례를 중심으로 이러한 KPI의 역설이 발생하는 원인을 정리해보자.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원인은 관리 가능한 지표만 KPI로 만드는 구조의 한계이다. 출고율, 처리건수, 단가, 가동률은 관리와 측정이 매우 쉽지만 프로세스의 일관된 준수 여부와 고객만족도는 관점과 중요도에 따라 관점이 다르기에 측정과 지표의 표준화가 쉽지 않다. 결국 숫자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이러한 이견이 발생할 수 있는 주관적 지표를 배제하고 측정 가능한 항목만을 평가에 반영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그 결과 지표가 현장을 이끌기보다, 현장이 지표에 종속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또한 KPI는 대부분 월 단위, 일 단위 목표로 관리된다. 이 주기가 짧을수록 단기적인 효율만을 쫓을 수 밖에 없다. 오늘 출고율 100%를 달성하기 위해 내일의 여력을 포기하고, 주말 인력 스케줄을 무리하게 당기는 식이다. 단기 목표는 맞출 수 있겠지만 현장 내의 인력과 생산성, 안정성등의 균형은 깨질 수 밖에 없다.

반면 이러한 상황에서도 KPI가 달성되는 상황은 관리자에게 문제가 없다는 착각을 준다. 하지만 KPI는 평균값이다. 평균이 좋아도 변동폭이 크면 품질은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것을 경고하지는 않는다. 출고율 99%와 95%를 번갈아 기록하는 상황은 98%를 꾸준히 유지하는 상황보다 훨씬 불안정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KPI의 평균값보다 표준편차가 더 중요하지만 많은 관리 시스템은 평균만 보는 맹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이러한 부작용이 있다해서 KPI의 무용론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관리지표는 여러 문제점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숫자가 없는 목표는 방향을 잃게 되며 이로 인한 평가와 보상이 약화된다면 인사의 문제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종 관리자는 단순히 KPI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지표를 높이기 위한 노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넘어 KPI가 말하지 못하는 현상의 뒷면을 해석하는 일을 해야한다. 출고율 99%라는 숫자 뒤에 숨어 있는 임시 출고 건수, 검수 생략률, 재작업 빈도 같은 데이터를 함께 읽어야 한다. 
그것이 실무의 최종 관리자가 수행해야 할 진정한 관리의 영역이다.

KPI는 현재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이 어떠한 방향을 정확히 제시할 수는 없으며, 어떠한 부분에서 정확할 수는 있지만 그 이면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이면의 데이터를 볼 수 있는 시각과 철학이 없다면 숫자는 쉽게 자기목적화된다. 성과를 높이기 위해 만든 지표가 결국 현장의 운영을 제약하는 병목이 된다.

따라서 KPI를 높이려 하지 말고 KPI가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숫자는 목표와 가까워지고 품질은 KPI와 연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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