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의 친환경 전환 (2/3)] 기술보다 금융구조에 민감할 수 있는 e-암모니아의 가격

작성자 : 박치병 한국해양대학교 기관시스템공학부 2026.04.30 게시

장기 평균원가 뿐만 아니라, 초기 오프테이크 가격과 현금 유동성이 실제 투자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같은 규모의 프로젝트도 출발선이 다르다

지난 글에서 살펴본 자본비용의 차이는 e-연료 프로젝트로 넘어오는 순간 더 분명해진다.

UMAS의 'The cost of capital challenge in delivering a just and equitable transition for shipping' 보고서는 호주, 인도, 브라질,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연 100만 톤 규모의 e-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를 가정하여 비교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구성은 비슷하게 놓고, 각 지역의 설치비와 가동률, 금융조건만 다르게 적용하여 연구한 결과, 장기 평균원가 기준 e-암모니아 생산원가는 호주 805달러/톤, 브라질 830달러/톤, 인도 991달러/톤, 아프리카 1264달러/톤으로 계산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호주보다 자본비용이 높지만, 풍력 가동률이 높아 전해조를 더 오래 돌릴 수 있고 필요한 전해조 규모도 줄어든다. 이로 인해 수소 생산원가와 e-암모니아 원가가 호주에 거의 근접한다. 반대로 아프리카 사례는 재생자원 자체는 유망하지만 금융조건이 불리해 같은 기술을 써도 원가가 크게 뛰어오른다.

해운이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할 것은 연료 자체의 화학식이 아니라, 그 연료를 만드는 프로젝트의 자본구조라는 사실을 여기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1. 해운은 결국 어느 지역이 더 경쟁력 있게 연료를 공급하느냐의 문제와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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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평균원가와 투자자가 요구하는 판매가격은 다르다

하지만 장기 평균원가만 보고 ‘이 정도면 경쟁이 되겠다’고 판단하면 실제 투자 현실을 놓치게 된다.

UMAS의 보고서는 단순한 WACC 할인 방식에 그치지 않고 프로젝트 파이낸스 모델을 적용해, 개발에서 FEED, FID, 건설을 거쳐 상업운전까지 7년이 걸리는 시나리오를 넣었다. 이 경우 초기 15년 동안 투자자가 요구하는 오프테이크 가격은 호주 952달러/톤, 브라질 1094달러/톤, 인도 1370달러/톤, 아프리카 1722달러/톤으로 더 높아진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첫째, 공사 기간에는 현금이 묶이지만 매출은 발생하지 않는다.
둘째, 부채와 자기자본의 회수기간이 다르다.
셋째, 초기 장기계약이 끝난 뒤 남는 10년의 시장위험까지 투자자는 가격에 반영한다.

결국 해운에서 e-암모니아의 경쟁력은 연료의 장기 평균원가보다, 초기 오프테이크 계약이 어느 수준에서 체결되어야 금융종결에 도달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진다.

지연과 저레버리지는 개도국 프로젝트를 더 비싸게 만든다

이 차이는 지연이 발생할 때 더 커진다. UMAS의 보고서가 놓은 가정에서 호주는 공사비의 80%를 부채로 조달하고 금리 5%, 목표 자기자본수익률 7.5%를 적용한다. 반면 아프리카 사례는 레버리지가 45%에 그치고, 부채금리는 12%, 목표 자기자본수익률은 15.5%로 훨씬 높다. 그 결과 같은 1년 지연이라도 호주 프로젝트의 요구 오프테이크 가격은 연 5% 안팎 상승하는 반면, 아프리카 프로젝트는 약 10%씩 불어난다.

이쯤 되면 기술 격차가 아니라 금융시간의 격차라고 부르는 편이 더 정확하다. 해당 보고서는 예시적으로, 아프리카의 e-암모니아가 호주산과 경쟁하려면 벙커 구매자가 약 80%의 프리미엄을 받아들여야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는 상업적 초기시장에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우며, 많은 개발도상국 프로젝트가 자원 잠재력과 무관하게 FID 직전에서 멈추거나, 더 큰 채무불이행 위험을 떠안는 구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림2. 대규모 재생에너지 거점은 잠재력이 크지만 FID에 이르기까지 금융 리스크를 버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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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에서: 정의로운 전환을 만들려면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결국 문제는 ‘개도국도 연료를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다. ‘그 프로젝트가 금융종결에 도달할 수 있는가’가 더 본질적이다.

다음 마지막 글에서는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한 정책 설계와 금융지원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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