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탈탄소화의 현실적 카드, 바이오매스는 정말 충분한가

작성자 : 박치병 한국해양대학교 기관시스템공학부 2026.10.31 게시

세계 총량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원료를 경제적으로 모으고, 검증 가능한 선박연료로 전환하는 능력이다

규제가 앞당긴 바이오연료의 시간표

해운 탈탄소화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은 완벽한 미래연료를 고르는 일이 아니라, 그 연료가 충분히 보급되기 전까지 무엇으로 배출을 줄일지 결정하는 일이다. 선박은 한 번 건조되면 20년 이상 운항하고, 현재 운항 중인 선대의 상당수는 2040년대에도 현역으로 남는다. 새로운 엔진과 전 세계 벙커링망이 완성되기를 기다리기만 해서는 2030년 감축목표를 맞출 수 없는 이유다.

IMO의 2023 온실가스 감축전략은 2030년까지 국제해운의 탄소집약도를 2008년 대비 40% 낮추고, 에너지 사용량의 최소 5%를 무배출 또는 이에 가까운 연료와 기술로 전환하도록 방향을 잡았다. 유럽에서는 FuelEU Maritime이 2025년부터 전과정 기준의 연료 온실가스 집약도를 관리하기 시작했으며, 2050년 감축수준은 80%에 이른다. IMO의 글로벌 넷제로 제도는 채택 논의가 2026년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연료의 생산부터 선박 사용까지를 함께 평가하는 방향은 이미 분명해졌다.

이 틈에서 바이오연료가 주목받는 이유는 현실적이다. 일부 바이오연료는 기존 엔진과 저장·공급설비를 활용해 혼합 또는 드롭인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어, 현재 선대에서도 비교적 빠르게 감축을 시작할 수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바이오 혼합연료 판매량은 2022년 14만 톤에서 2024년 88만 톤으로 늘어, 바이오연료가 제한된 실증을 넘어 상업 벙커링 시장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다만 사용량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장기 해법이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해운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단순한 바이오 성분이 아니라, 출처와 탄소수지가 확인되고 장기간 조달 가능한 저탄소 연료다. 바이오연료의 경쟁력은 엔진 적합성보다 원료 공급망의 신뢰성과 지속성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바이오’라는 이름만으로 지속가능한 연료가 되지는 않는다

바이오연료라는 이름은 원료의 기원만 설명할 뿐, 그 연료가 실제로 친환경적인지까지 보증하지 않는다. 식량작물을 대규모로 재배하기 위해 산림을 전환하거나, 토양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잔재물까지 과도하게 반출한다면 선박에서 줄인 배출보다 공급망에서 새로 발생한 배출이 더 커질 수 있다.

그래서 연료를 평가할 때는 선박의 굴뚝만 볼 것이 아니라 재배, 수거, 가공, 운송, 연소까지 전 과정을 함께 봐야 한다. 엄격한 가용량 산정에서는 화석연료 대비 Well-to-Wake 온실가스를 70% 이상 줄이지 못하는 원료를 제외한다. IMO가 2026년 채택한 개정 잠정지침도 2027년부터 적용할 바이오연료에 대해 국제 인증과 최소 65%의 전과정 감축을 요구하며, 지속가능성 증빙을 벙커인도서와 함께 제시하도록 했다. 규제상 인정받는 기준과 시장이 기대하는 우수연료의 기준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원료별로 보면 차이는 더 분명하다. 고품질 원목은 산림의 탄소저장량과 토지이용변화 문제 때문에 연료 원료로 보기 어렵고, 산림 잔재물도 가지와 수피, 저품질 목재 등 일부만 반출하는 것이 타당하다. 반면 제재소에서 나오는 톱밥과 목재칩, 농산물 가공과정의 왕겨·바가스·과일박처럼 본래 공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은 상대적으로 추가 환경부담이 작다. 농경지의 볏짚과 옥수수대 역시 전량을 거둘 수 없으며, 토양 유기물과 양분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 부분을 현장에 남겨야 한다.

결국 지속가능성은 연료 판매 이후에 붙이는 홍보문구가 아니라, 어떤 원료를 얼마만큼 구매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조달조건이다. 선사와 화주는 가격뿐 아니라 원료의 출처, 토지이용변화, 인증방식과 실제 전과정 감축률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진짜 병목은 생산량보다 회수반경과 물류에 있다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바이오매스의 양이 많다는 사실과, 연료공장이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양이 많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농업 잔재물과 산림 잔재물은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고 수분 함량이 높아, 수거와 건조, 저장, 운송비가 빠르게 증가한다. 농경지 잔재물은 토양을 보호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약 60%를 남기고 40% 정도만 회수하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 가공 잔재물은 상대적으로 집적되어 있어 활용하기 쉽지만, 이미 사료·열원·소재로 사용되는 물량을 제외해야 한다.

바이오폐기물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분뇨·도시폐기물·하수슬러지 발생량은 막대하지만, 분뇨의 상당 부분은 방목지에서 발생해 경제적으로 수거하기 어렵다. 원료가 실제 연료가 되려면 생산시설 주변에 일정한 밀도로 모여 있어야 한다. 연간 10만 톤 규모의 바이오연료 시설은 약 40만 톤의 건조 바이오매스를 필요로 하며, 경제적 수거권역은 대략 반경 42km로 가정할 수 있다.

국가 전체의 바이오매스 총량이 충분해도 공장 주변에 원료가 분산되어 있으면 사업성은 성립하기 어렵다. 정치적 안정성, 도로와 항만 접근성, 산림훼손 위험을 먼저 적용하면 2030년 약 7억2천만 톤이 제외되고, 원료 밀도와 경제적 접근성을 반영하면 다시 약 6억4천만 톤이 줄어든다. 이 과정을 거친 뒤 남는 바이오매스는 약 22억 톤으로 추정되지만, 이 수치도 국가 단위의 평균을 사용한 잠재량이지 계약 가능한 공급량 그 자체는 아니다. 

특히 한국처럼 원료 수입과 해상운송의 비중이 클 수밖에 없는 시장에서는 값싼 원료를 찾는 것보다 생산지의 집적시설, 전환공장, 저장터미널과 벙커링 항만을 하나의 체계로 묶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바이오연료의 병목은 자원의 절대량보다 매년 같은 품질과 물량을 같은 비용으로 모을 수 있느냐에 있다.

식량과 항공 사이에서 해운의 원료를 확보하는 법

잔재물과 폐기물만으로 장기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면 공급기반을 넓혀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식량생산과 충돌해서는 안 된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중간작물과 황폐지 에너지작물이다. 중간작물은 주작물의 재배기간을 피해서 같은 농지에 심는 작물로, 카리나타·카멜리나·홍화·겨자처럼 식용시장과 직접 경쟁하지 않는 유지작물이 중심이 된다. 적절한 작부체계가 정착될 경우 2050년 중간작물 바이오매스는 약 3억9천만 톤, 재생디젤 환산량은 약 1억 톤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생산량을 좌우하는 핵심은 단위면적당 수확량보다 실제 농가가 참여하는 토지 비율이다. 품종개량만큼이나 농가소득, 계약재배, 수매보장과 지역 농업정책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엄격한 조건을 적용하면 전 세계 분석대상은 약 1억1천만ha로 줄고, 생산량은 2050년 약 2억800만 톤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낮은 지가가 낮은 수확량을 상쇄하지 못하므로 보조금과 장기 구매계약 없이는 농가가 쉽게 전환하기 어렵다. 동시에 항공부문은 ReFuelEU Aviation과 같은 의무제도 아래 지속가능항공유 수요를 빠르게 늘리고 있어, 폐식용유·동물성 지방·중간 유지작물처럼 바로 수첨공정에 투입할 수 있는 원료에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액상 폐기원료의 부족분은 2030년 약 2천3백만 톤에서 2050년 8천4백만 톤까지 커질 수 있다. 해운이 남는 원료를 기다리는 방식으로는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하기 어렵다. 선사, 정유사, 연료생산자와 항만이 장기 오프테이크와 공동투자를 통해 전용 공급망을 만들고, 액상 폐기원료뿐 아니라 농업·목질 잔재물을 활용하는 바이오매스-to-리퀴드 경로를 함께 키워야 한다.

그림1. Non-biofuel의 해운 공급망 확보 필요

저자 구성

충분한 바이오매스를 실제 선박연료로 바꾸는 조건

지속가능성과 지리·밀도 조건을 통과한 세계 바이오매스는 2025년 약 18억 톤에서 2050년 약 33억 톤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도로와 항공이 2050년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형 바이오매스 약 2억 톤을 제외하더라도, 세계 총량만 놓고 보면 해운에 돌아갈 여지는 충분하다. 

현재 해운의 연료유·디젤·바이오연료 수요는 약 2억6천만 톤이며, 메탄올·암모니아 등 다른 대체연료가 확산되면 2050년에는 약 1억3천2백만 톤으로 줄어들 수 있다. 이 수치만 보면 바이오매스 부족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총량의 풍부함은 실제 공급가격과 시기를 설명하지 못한다. 원료의 수분과 품질, 지역별 수거비, 경쟁수요, 항만까지의 운송거리, 전환수율과 설비금융을 반영하면 시장에 나오는 연료량은 훨씬 작아질 수 있다. 특히 고형 바이오매스를 선박용 액체연료로 바꾸는 바이오매스-투-리퀴드 공정은 원료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상업성을 확보하지 않는다. 

앞으로 해운이 집중해야 할 일은 세 가지다. 

첫째, 제재·농산가공 잔재물과 도시·산업 폐기물처럼 추가성과 추적성이 비교적 분명한 원료부터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둘째, Well-to-Wake 배출량과 토지이용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인증·추적 체계를 구축해 같은 ‘바이오연료’ 안에서도 품질을 구분해야 한다. 
셋째, 생산시설과 저장시설, 벙커링 거점을 항만을 중심으로 연결하고 장기 구매계약과 정책금융으로 초기 수요를 보장해야 한다. 한국 해운의 경쟁력도 바이오매스 자급량 자체보다 이러한 국제 공급망을 얼마나 일찍 설계하고 신뢰성 있게 운영하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바이오연료는 모든 선박을 위한 단일 해답이 아니지만, 2030년대의 감축 공백을 메우는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 다만 풍부한 바이오매스를 실제 선박연료로 바꾸는 마지막 단계는 자연이 아니라 산업이 완성해야 한다.

그림2. 선박 연료로써 바이오매스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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